[이경상 센터장의 정신건강 칼럼] 재난과 정신건강
작년 9월 경북 경주시에서 지진이 발생한 데에 이어 지난 11월 15일, 경북 포항에서 규모 5.4의 지진으로 많은 인명피해와 이재민이
발생하여 지진에 대한 경각심이 전국적으로 높아지고 있습니다. 지
진을 경험한 주민들은 사고 이후 어떤 심리적 어려움을 겪을 수 있
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어떤 노력이 필요 할까요?
지진과 같은 자연재해뿐만 아니라 폭행, 범죄, 전쟁, 사고, 납치,
학대 혹은 그 외의 생명에 위협이 될 만한 상황을 직접 경험하거나
목격하였을 경우 누구나 심한 불안감을 겪을 수 있습니다. 특히 사
건의 생생한 장면이 자신의 의지와 상관 없이 머릿속에 반복적으로
떠오르며 공포를 재경험하거나 악몽을 자주 꿀 수 있고 때로는 사
건 전후의 자신이나 주변 상황에 대한 기억을 잃거나 비현실감을
느끼기도 합니다. 또한 사건과 연관된 장소나 사람과의 접촉을 피
하거나 사건에 대한 대화를 회피하려는 경향을 보이거나 행복감을
느끼기 어렵고 하루 종일 기분이 예민해져 신경질적이고 짜증이 심
해질 수 있습니다. 이러한 증상들로 인해 심한 고통을 받거나 일상
생활에 지장을 겪는 기간이 1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에는 외상 후
스트레스 장애를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.
사고 이후 불안감이 발생하였다면 안전을 확보하여 사고의 재발을
방지하는 것이 최우선이며 현재 상황의 위험정도에 대한 올바른 정
보를 얻고 사고 재발 시 대응법을 꼼꼼히 숙지하여 과도한 불안을
줄이는 것이 좋습니다. 편안한 환경에서 충분한 심리적인 안정을
취하고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심리적 어려움들을 예상하고 대
처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좋습니다. 복식호흡 및 근육이완요법은 불
안감의 조절에 도움이 됩니다. 사건의 피해자가 주변에 있을 경우
그들이 고충을 털어놓을 수 있도록 격려하고 경청하되 사고 당시의
상황에 대해 취조하거나 추궁하는 태도를 피하고 당사자가 스스로
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주제에 대해 말할 수 있도록 존중해주는 태
도가 중요합니다.